[Hot 종목 분석] 카페24, 네이버와 지분교환 소식에 주가 '연중 최고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2분기 적자전환에도 주가 급등
[데일리인베스트=이상용 편집위원]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69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2분기 적자전환에도 주가는 이달 들어 급등하고 있다. 네이버와 지분교환 소식 때문이다.
카페24의 주가는 지난해 10월26일 5만1400원(무상증자 권리락 감안하면 2만5768원) 52주 최저가 이후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28일 기준가 3만8050원으로 무상증자 권리락 했다. 올해 들어 지난 2월17일에는 4만1500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3만원선 안팎으로 횡보하다 지난 7월22일(2만9250원)부터 다시 급등, 8월9일에는 4만9700원(52주 최고가)까지 치솟았다. 12일에는 4450원(9.98%) 내린 4만1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IBK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핵심 결제사업의 매출 성장세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지적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네이버와 사업 협력에 힘입어 주가가 다시 52주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카페24는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네이버 지분을 인수하고 대신 네이버는 제3자배정 13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카페24는 “네이버와 플랫폼 연동 강화, 글로벌 전자상거래 진출 협력, 온라인 사업자 대상 마케팅·물류를 포함한 서비스 및 솔루션 지원 확대 등의 사업 협력을 위해 네이버와 주식교환을 단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카페24의 사업은…
카페24는 1999년 5월 설립했고 2018년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카페24는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온라인 비즈니스를 원하는 판매자를 대상으로 원스톱(One-stop) 이커머스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이다. 일반적인 전자상거래 마켓플레이스 기업은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고객인 반면 카페24는 독립적인 온라인 쇼핑몰 혹은 다양한 마켓플레이스에서 유무형의 재화를 판매하는 판매자가 고객이다 .
카페24는 2002년 IT인프라(호스팅) 사업을 시작으로 2003년 전자상거래 솔루션 시장에 진출했다. 판매자(혹은 브랜드)가 직접 소비자에게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는 DTC(Direct-to-Consumer) 스토어를 구축하는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하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연결해 시장을 선점하며 지배적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카페24의 플랫폼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1인 창업자부터 인플루언서, 중대형기업 등 폭넓은 고객군이 이용하고 있다.
카페24는 B2B형 수익 모델로 안정적이면서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이다. 카페24-제휴기업(파트너사)-판매자(고객)가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다.
카페24는 쇼핑몰 개설, 광고·마케팅, 결제, 물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과 법인 등 고객 19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솔루션업계 경쟁사인 네이버, 쿠팡, NHN 등을 모두 넘어서는 국내 최대 규모다. 2008년 중국을 시작으로 북미 동남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사업에 특화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 올해 2분기 매출은 695억원으로 12% 증가, 영업이익은 29억원 손실로 적자전환
카페24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695억9300만원으로 지난해 (621억3800만원) 동기 보다 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억300만원 손실로 2020년 43억4500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4억3200만원 손실로 지난해 39억5800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한편 카페24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473억3610만원으로 2019년 2172억4474만원 보다 13.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3억7324만원으로 2019년(98억3669만원) 보다 14.9% 줄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85억8251만원으로 전년 96억7614만원 보다 10% 감소했다.
나이스 기업정보에 따르면 카페24는 동종 산업 내에서 △활동성-중위 △수익성-중위 △안정성-상위 △성장성-중위 △규모-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네이버와 1300억원대 지분 교환…삼성증권 “카페24, 외형과 수익성 확보 계기될 것”
카페24는 네이버와 1300억원대 지분교환에 나섰다.
카페24는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네이버 지분 0.19%(31만327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전날 네이버 피인수설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주요 사업파트너와 자본적 교류를 포함한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힌 후 하루 만에 확정 공시를 낸 것이다.
카페24의 네이버 지분 취득가는 주당 44만2000원(할인율 0%)으로 총 1371억6453만원 규모다. 카페24는 지분 취득 대가로 네이버를 대상으로 1371억6427만원 규모의 제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유상증자 발행가는 기준주가대비 10% 할인율을 적용한 주당 4만1300원으로 기존 발행주식 총수(1883만4733주)의 17.63% 수준인 총 332만1169주의 신주가 발행된다. 납입일은 8월 19일이다. 이번 유상증자 이후 네이버는 카페24 지분 14.99%(332만1169주)를 보유하게 된다.
3자 배정 유상증자로 발행주식 총수가 2215만5902주로 늘어나면서 카페24 최대주주인 우창균 이사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당초 30.01%(565만3098주)에서 25.51%(565만3098주)로 4.5%포인트 낮아지게 된다.
카페24 측은 “네이버와 플랫폼 연동 강화, 글로벌 전자상거래 진출 협력, 온라인 사업자 대상 마케팅·물류를 포함한 서비스 및 솔루션 지원 확대 등의 사업 협력을 위해 네이버와 주식교환을 단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삼성증권은 이날 “인수 확정 시 네이버는 국내 커머스 시장 내 지배력 강화가 예상되며 글로벌 커머스 진출에도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연구원은 “카페24 역시 최대 경쟁자였던 네이버와의 협력과 지원으로 신사업 투자 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을 덜고 외형과 수익성 확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이번 딜은 양 사 기업 가치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IBK투자증권 “결제사업 성장세 둔화로 수익성 악화… 목표주가는 4만8000원으로 상향”
IBK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카페24에 대해 핵심 결제 사업의 매출 성장세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다만 기간 경과에 따라 목표주가는 기존 4만2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14% 상향했다.
이민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온라인쇼핑몰 시장이 올해 1~2분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 25% 고성장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의류·패션잡화 카테고리 의존도가 높은 카페24의 GMV(쇼핑몰거래액)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14% 증가했다”며 “GMV 대비 과금 비율의 경우 2분기 연속으로 예상을 하회하면서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핵심 결제사업의 매출 성장세도 둔화하는 양상이다. 이 연구원은 “핵심 수익사업인 결제·EC(이커머스)솔루션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풀필먼트·상품공급 등 공급망서비스 부문의 매출 규모를 감안 시 가장 큰 사업부로 성장했지만 풀필먼트 서비스 강화에 따른 고정비 투자 지속으로 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네이버가 카페24의 지분 20%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장기적으로 중립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EC시장이 네이버와 쿠팡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해외 진출을 포함해 동사와 네이버가 실질적 파트너 역할을 할지 향후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중립적 시각에서 양사 지분 맞교환의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페24는 신주 332만1169주를 발행(지분율 14.99%)해 네이버에 3자 배정하고, 네이버 주식 31만327주(지분율 0.19%)를 현물 출자로 받았다.
이에 앞서 KTB투자증권은 지난 7월19일 카페24에 대해 단기 실적 추정치를 하향하고 상승여력이 축소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목표주가는 기존의 3만3000원을 유지했다.
김진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한국 이커머스 시장 내 경쟁 격화로 개발자 영입 경쟁에 따른 인건비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D2C(Direct to Customer) 확대라는 방향성은 유효하지만 오픈마켓 간 출혈 경쟁이 지속되면서 자사몰 구축 사업자의 수혜 확대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KTB투자증권은 카페24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보다 9.6% 내려잡아 34억원으로 전망했다. 매출액 전망치(732억원)는 그대로지만, 이커머스 산업 내 개발자 영입경쟁을 고려해 인건비를 상향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IT 인력 부족 규모는 지난해 4900명, 올해 9500명, 2022년 1만4500명으로 전망되는데, 카페24는 지난해 기준으로 인건비가 전체 판관비의 50.5%를 차지한다.
2분기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은 28%로 전망하는 한편, 카페24의 거래액 증가율은 12%로 반영했다. 한국 이커머스 거래액 증가의 부문별 기여도는 △음식서비스 29.2% △음식료품 18.6% △가전·전자 17% 순으로, 식품 관련 기여도가 54% 이상을 차지하고 의류 기여도는 5.1%에 불과하다. 전체 이커머스 거래액 가운데 의류 판매 비중 역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카페24는 판매자 다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판매자의 절반 이상이 의류 관련일 것이라는 추정이다. 김 연구원은 “시장 평균을 웃도는 거래액 증가율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카페24의 거래액 증가율의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상위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 중”이라며 “시장 내 출혈 경쟁 마무리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카페24의 업사이드 리스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