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현미경 분석] '주가 고공행진' 주성엔지니어링, 그 이유는?

2021-02-11     윤지원 인턴기자

 

주성엔지니어링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던 지난해 3월 잠시 4000원대에 머물렀으나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7000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그러다 올해 들어 실적 기대감으로 급등하기 시작해 1만원대로 올라섰다. 사진은 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에 신축한 용인 R&D센터. [사진 출처=주성엔지니어링 홈페이지]

[데일리인베스트=윤지원 인턴기자] 반도체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던 지난해 3월 잠시 4000원대에 머물렀으나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7000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그러다 올해 들어 급등하기 시작해 1만원대로 올라섰다. 이는 지난해 실적이 저조했음에도 올해에는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주성엔지니어링 사업은…

주성엔지니어링은 1993년에 설립된 이후 1999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주요 사업 부문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전지·LED 제조장비를 제조 및 판매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주요 고객사는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이다. 중국, 대만 등 해외 기업으로부터도 수주를 받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높은 연구개발 투자로 기술 개발 국산화에 주력한다. 최근 10년간 주성엔지니어링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약 18%로 국내외 동종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설립 이후 2019년까지 연구개발비 누적금액은 약 7400억원에 달한다. 2020년엔 용인 R&D 센터를 신축했다. 2020년 8월 기준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특허권 798건, 디자인권 79건, 상표권 47건의 국내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공간분할플라즈마증착기(SDP-CVD), 저압화학기상증착기(LP CVD), 원자층증착기(ALD), 드라이에처, 유기발광다이오드(OLDE) 박막봉지 및 박막트랜지스터(TFT) 장비 등이 주력 상품이다. 특히 10㎚ 안팎 미세회로 반도체 공정에 필수로 쓰이는 ALD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이후 한국거래소로부터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2020년 코스닥 라이징스타로 선정됐다. 

■ 2020년 3분기에도 적자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55% 감소

2020년 2분기에 영업이익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던 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2분기 영업이익은 9억원이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연결기준 885억697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3분기(누적) 매출액(1979억원)에 비해 무려 55%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153억74만원, 당기순손실은174억2912만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전체 매출액 중에서 반도체 장비가 62%, 디스플레이 장비가 37%를 차지했다.

영업 실적이 부진한 원인은 중국 고객사의 투자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고객사 수익은 2분기 1239억원에서 3분기 447억원으로 64% 감소했다. 국내 고객사 수익도 730억원에서 425억원으로 42% 감소했다.

나이스 기업정보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은 동종산업 내에서 △활동성-하위 △수익성-상위 △안정성-상위 △성장성-중위 △규모-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올 상반기 실적 회복 기대감에 주가 상승세

주성엔지니어링의 주가가 올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146위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월19일에 1만원대에 진입했다. 지난 5일에는 1만115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는 전날보다 300원(2.80%) 상승한 1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같은 상승세는 전문가들이 올 상반기 실적이 회복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의 2021년 예상 실적은 매출액 2100억~3000억원, 영업이익 200억~600억원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25일 주성엔지니어링은 SK하이닉스와 13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19년도 실적의 5.03%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에 따르면 장비는 오는22일까지 납품하게 된다. 

이밖에도 지난달엔 산업부가 발표한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으뜸기업’에 선정됐다. 시공간 분할 ALD 증착장비 기술 개발을 완료하면서다. 이 기술로는 차세대 공정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및 35% 이상 고효율 태양광 등 다양한 분야까지 확대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증권사, 성장 가능성 주목…폭은 미미할 듯

증권사들은 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이 올해 회복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2021년 실적이 매출 21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 재개와 반도체 부문에서의 납품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중국 인포비전 등에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를 수주한다고 공시했다. LG디스플레이와는 지난해 2월에 171억원, 8월에 19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태양전지 장비 부문 성과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교보증권의 김민철 애널리스트는 주성엔지니어링 태양전지 증착장비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했다. 해당 장비가 기존 이종 접합 태양전지(HJT) 방식보다 높은 광전환효율(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비율)을 보이면서다. 이에 따라 유럽 내 태양광 생산 기업들로부터도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주성엔지니어링의 ALD 기술은 태양전지용 증착장비 생산에도 유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태양전지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액에서 1%가 채 되지 않는다. 김민철 애널리스트는 2021년 실적으로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예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적인 경기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주요 고객사가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의 투자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 때문에 유진투자증권의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투자의견을 상향할 정도의 실적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전년에 비해 늘어난 부채가 부담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부채는 2019년 2021억원에서 2020년 3분기 2776억원으로 3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은 122.38%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