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인베스트=조완제 기자] 미국 나스닥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나스닥 지난해 폐장일 종가는 1만2888.28입니다. 3일(현지시각) 종가는 1만3610.54로 올들어 5.6% 상승했습니다. 이제 비교자체도 우스워졌지만 예금이자 1%대와 비교하면 5배나 됩니다.

시점을 더 과거로 가져가면 지난해 나스닥은 8972.60(2019년 12월31일 종가)에서 1만2888.28(2020년 12월31일 종가)로 43.6%나 올랐습니다. 특히 소위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매수한 테슬라는 83.67달러(2019년 12월31일 종가)에서 705.67달러(2020년 12월31일)로 무려 7430% 수직 상승했습니다. 지난해부터 격하게 불기 시작해 그 강도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서학개미의 ‘나스닥 주식 사재기’가 다 이유가 있는 듯 합니다.

올들어서도 이런 나스닥 열풍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식을 생전 해보지 않았거나, 주식을 끊은 지 10년이 넘은 사람들이 속속 대열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테스라, 알파벳(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개별종목은 물론이고 나스닥의 대표적인 기업 100개로 만들어진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QQQ(Invesco QQQ Trust), TQQQ(ProShares UltraPro QQQ) 등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ETF는 앞에 언급된 나스닥 대표 종목들을 모두 편입하고 있습니다. 즉, 테스라 등의 주가가 고스란히 반영돼 함께 상승합니다.

그렇다면, 서학개미는 왜 국내도 아니고 미국 나스닥의 주식을 이렇게 사들이고 있을까요?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것과 달리 나스닥지수는 2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공황(大恐慌) 같은 ‘블랙스완’만 없으면 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고요. 심지어는 서학개미 중 일부는 10년 이상 보유하겠다고 까지 합니다. 이 기간동안 수배~수십배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증시로 눈을 돌리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코스피가 10년 넘게 1000~2000포인트에서 오르내리다 어렵게 올해초 3000을 넘자마자 금융당국 안팎에서 거품이니 과열이니 하며 공매도를 재개해 시장을 냉각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공매도는 복잡한 기법으로 인해 개인투자자가 기관이나 외국인투자자보다 불리합니다. 그래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개미들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융당국 의지대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종목은 오는 5월3일부터 공매도가 재개됩니다. 이게 우리 증시의 현주소입니다. 

국내 증시 여건이 이러니 국내 기업들이 인건비 등 경영효율을 위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처럼,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효율을 위해 나스닥으로 몰려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나스닥이 마냥 부러운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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