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 서울 아파트의 절반 9억원 시대, 부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부동산 칼럼] 서울 아파트의 절반 9억원 시대, 부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 김철진 기자
  • 승인 2021.01.26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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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억원은 넘는 아파트가 증가한 것은 서울의 외곽이라 할 수 있는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의 아파트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한 낙후지역으로 분류되던 관악구와 구로구 등의 중저가 아파트들이 키맞추기에 들어가며 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사진은 일산 아파트. [사진=데일리인베스트 DB]

[데일리인베스트=김철진 기자] 부동산 114는 지난 25일, 서울에서 시세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가 이제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 주요지역에서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선 기본 9억원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9억원을 넘게 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4년 전에만 해도 서울에서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21.9%에 그쳤다. 하지만 2018년 30%를 넘어선 이후, 2019년에는 37.2%에 달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49.6%로 급증했다.

지난해 9억원은 넘는 아파트가 증가한 것은 서울의 외곽이라 할 수 있는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의 아파트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한 낙후지역으로 분류되던 관악구와 구로구 등의 중저가 아파트들이 키맞추기에 들어가며 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울 아파트 절반 이상 9억원이란 사실에 민감한 이유는 사실 9억원을 넘어가는 순간, 종합부동산세 과세의 대상될 뿐 아니라. 취득세와 양도세는 각종 세금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9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대출 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적용돼 40%가 아닌 20%밖에 대출이 되지 않는다. 어찌보면 9억원이라 지표는 이 땅에서 부자임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9억원이란 기준이 13년 전인 2008년에 책정된 것임을 고려하면, 그동안 아파트값이 오른 것에 고려하면 수정해야 할 이유는 있다. 하지만 부동산114의 ‘서울 아파트의 절반 이상 9억원’이란 데이터의 이면에는, 최근 집값을 통한 빈부의 격차가 더욱더 커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수도권과 지방의 삼분화 현상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의 집값이 급등하며 수도권과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으며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젠 서울에 아파트 한 채 있는 것만으로도 부자인 셈이다.

높아진 집값은 서울 진입을 차단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되고 있다. 또한 중산층이 서울을 떠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더불어 이 같은 집값의 격차는 부의 세습은 물론, 직업의 빈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돈이 아이들의 교육 성과로 이어지는 이 사회에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만큼, 지방과 서울의 집값 격차는 부를 나누는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있으며 중산층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양극화의 고착화가 우려되는 시기,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사실 9억원이란 고가 아파트 기준이 아니다.

기준을 9억원에서 10억원이나 11억원으로 올린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절반 이상이던 비율이 좀 더 떨어질 뿐이다. 누구나 교통과 주거 환경이 뛰어난 곳에서 살고 싶어하고 직장이 가깝고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곳으로 이사하고 싶어한다. 이 기준이 바뀌지 않고서는 사실 집값 상승을 막을 수는 없다.

정부는 그간 20건이 넘는 대책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원하는 성과를 얻진 못했다. 이는 정책이 국민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중국 속담의 ‘나라에서 정책을 만들면 백성들은 대책을 세운다(上有政策 下有對策)’는 말처럼, 사람들은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이를 분석하고 회피하는 방안을 찾아나서기 바빴다.

이는 정부의 정책이 단순히 집값을 억누르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집은 투자의 존재가 아니라는 설정부터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결국 정책의 틈새를 막기 위한 다른 정책을 수립하게 만들었으며 20건이 규제책을 낳은 결과로 이어졌다. 신뢰를 얻지 못한 정책의 말로를 경험한 셈이다.

사람들은 9억원이나 10억원의 고가 아파트를 원하는 게 아니다. 단지 살기 좋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집을 원할 뿐이다. 비싼 집이나 그렇지 않은 집이나 콘크리트는 마찬가지다. 다만 그 집이 가치는 지니는 이유는 살기 좋고 직장과 가까우며 생활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 아파트의 기준을 바꾸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을 만드는 이들이 투자의 가치로서의 집을 인식하는 일이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 그것이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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