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수요자들의 시장 진출에 규모는 커졌지만, 조삼모사식 시장 변화에 미래의 위험은 더욱더 커져

[데일리인베스트=김철진 기자] 지난해 전국의 주택매매 거래 금액의 총액이 360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동산 앱 서비스인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택매매 거래금액의 총합이 360조8000억원으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246조2000억원을 기록한 2019년에 비해 110조원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또한 근래들어 가장 높은 거래금액을 기록한 2015년의 262조8000억원에 비해 90조원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주택매매 거래금액이 급증한 이유는 저금리로 인해 통화량이 증가하면 거래시장의 호황이 1년간 지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단순한 이유 외에도 우리의 주택시장은 지난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뜨거웠다. 이는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공습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정부의 수요억제 정책과 코로나19로 인해 주택시장이 침체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더불이 이 같은 흐름엔 예상을 뛰어넘은 구매자들의 출현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의 구매자라 할 수 있는 2030세대의 부동산시장 참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던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이들은 ‘영혼까지 끌어다 대출을 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감하고 당차게 돌은 던졌다. 

그들은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에 매달렸다. 한국부동산원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30대 이하가 서울의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는 2만9287건으로, 이는 2019년의 1만4809건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를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대 이하가 2933건으로 2019년의 1353건에 비해 2.2배 증가했다. 지난해 2030세대의 부동산시장 진출은 시장의 규모를 더욱 키우는데 일조했다. 또한 2030세대는 이제 국내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주요 고객으로 성장했다. 

젊은세대의 부동산 시장 진출은 더 늦기전에 한채라도 장만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지만, 추후 이들 세대의 가격을 받쳐줄 구매자가 없다는 점에선 상당히 위험한 투자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올해는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크로스였다는 점에선 장기적으론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투자라 할 수 있다. 

지난 3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0년 지역별 주민등록 인구변동’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2019년에 비해 인구가 증가한 곳은 경기도(18만7348명)·세종(1만5256명)·제주도(3646명)·강원도(1338명)·충북(830명) 뿐이며 서울은 6만642명, 부산은 2만1895명, 대구는 1만9685명, 전남은 1만7196명이 줄었다. 

국내 3대 도시인 서울·부산·대구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인구가 줄고 있으며, 광주·대전·전북·전남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더욱이 미래의 구매자라 할 수 있는 10대와 30대 인구는 2030년에는 4.0%와 3%포인트가 줄어든다. 

2030세대의 시장 진출은 판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실 이는 미래의 수요를 당겨 쓴 것에 불과하다. 뒤늦게나마 시장에 진출한 젊은세대들은 앞으로 이 가격을 받쳐줄 세대가 없다는 점에선 추후 우리 경제에 커다란 위험 요소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야 대출 금리가 제로에 가깝기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이후 불황에 따른 고용감소와 대출 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 경제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한 2010년의 하우스푸어와 현상이 반복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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