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반도체기업 인피니언테크놀로지(인피니언)가 미국 반도체업체인 사이프러스반도체(사이프러스)를 인수했다.
인피니언은 지난 4일(현지시간) 사이프레스 기업 가치를 90억 유로(약 11조9694억원)으로 평가하고 사이프레스를 인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피니언의 사이프러스 주당 인수금액은 23.85달러다. 4월 15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30일간 가중 평균 가격에 프리미엄 46%를 더한 금액이라는 게 인피니언 측의 설명이다. 인피니언은 합병을 바탕으로 2022년까지 연간 15억 유로 이상 매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인피니언은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18%를,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선 11.2%를 차지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182억유로(약 24조478억원) 규모다. 사이프러스는 플래시메모리, 마이크로컨트롤러, 전력 반도체 등을 설계·제조한다. 최근 사물인터넷(IoT)과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인피니언은 사이프러스를 인수하면 세계 8위 칩 제조업체가 된다.


사이프레스의 연구개발 시설과 본사 사무실이 미국에 있는 점도 인피니언에게 호재다.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피니언이 북미와 주변 국가 주요 고객사와 수월하게 만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과 시설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라인하르트 플로스 인피니언 최고경영자(CEO)는 “사이프러스 인수를 통해 차량·산업용 반도체 사업과 IoT 분야 등으로 사업을 넓히게 됐다”며 “이번 인수는 인피니언이 가진 전력반도체와 센서 기술에다 사이프러스의 주요 사업 분야인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을 활용해 전기 구동장비 등 고성장 분야를 공략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종합적인 제품군을 제공하면서 디지털과 현실 세상을 이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고 인피니언의 이익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피니언은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2022년까지 연간 1억8000만유로(약 2380억원)로 자체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당국이 인피니언의 사이프러스 인수를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M&A업계 관계자는 “인피니언은 그동안 전체 매출 중 25%가량이 중국 시장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다"며 "최근 중국경기가 둔화되고 있어 성장동력 마련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인피니언은 2017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을 만드는 미국 기업 크리를 인수하려 했으나 미국 당국이 국가 안보 침해가 우려된다는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며 "인수가 이뤄진다고 해도 양사간 통합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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