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넥슨 지주사 NXC 매각 본입찰이 5월 15일로 확정됐다. 당초 4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것보다 1달가량 늦어졌다. 5월 15일 본입찰이 진행되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과정이 진행된다. 이르면 상반기 중에 새로운 주인의 품에 안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NXC의 매각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M&A업계는 매각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19일 M&A업계에 따르면 NCX의 인수 후보군으로는 카카오와 중국 게임사 텐센트 등 IT·게임사와 MBK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 국내외 사모펀트(PEF) 등이 꼽힌다. 넷마블은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텐센트가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다. NXC의 매각가가 10조원을 웃도는 만큼 자금경쟁력만 따지면 텐센트 만한 곳이 없다는 게 이유다. 다만 텐센트가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제3의 인수 후보가 NXC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중앙일보는 지난 17일 김정주 NXC 대표가 최근 미국 월드디즈니 컴퍼니(이하 디즈니)에 넥슨 인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가 넥슨 인수전에 참여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디즈니는 최근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동영상 관련 서비스 사업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2007년 게임 사업에 뛰어들 당시부터 넥슨에 관심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M&A업계는 디즈니가 NXC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가 디즈니 측에 제안한 매각 희망가가 높아 선뜻 나서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김 대표의 매각 희망가는 넥슨재팬 주당 2000엔(한화 2만300원) 선으로 알려졌다.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더해져 넥슨 인수가는 15조원에 육박한다. 15조원은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디즈니에게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게다가 인수에 나설 명분이 없다. 디즈니는 게임 사업 진출 이후 국내 게임 개발사 '스튜디오 EX'를 인수하고 디즈니인터렉티브 미디어그룹을 통해 직접 게임 개발 등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보유한 IP를 활용해 게임화 하려는 게임업체에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협업 사업만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게임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디즈니가 최근 동영상 콘텐츠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경쟁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상황은 맞지만 게임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할 지는 미지수"라며 "한차례 게임 사업에 뛰어들어 실패를 경험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텐센트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지만 매입가를 낮추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며 "내달 15일 본입찰 일이 잡힌 만큼 단독과 컨소시엄 구성 참여 관련 내부논의를 거친 뒤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텐센트는 NXC 인수시 매년 '던전앤파이터' 로열티로 네오플에 지불하고 있는 1조 원 가량의 금액을 아낄 수 있다. 단독으로 참여할 경우 10조 이상의 자금 투입도 가능한 자금력도 갖췄다. 최근 한화 6조 8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자금 확보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인 게 대표적 사례다.

직접 인수가 아니더라도 텐센트는 넷마블과 카카오 등 인수 후보로 꼽히는 업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어 간접 영향력 확보가 가능하다. M&A업계 관계자는 "NXC 매각과 관련해 주변 정황 들을 종합 할 때 디즈니보다는 텐센트의 인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넥슨이 NXC의 사업 분할을 통한 매각에 나설 수 있는 만큼 내달 15일 본입찰을 앞둔 10일 전부터 업체 간 의미 있는 움직임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인베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