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과 수도권 주택의 전세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에게 전세값을 돌려주지 못하는 이른바 '역전세난'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의 '최근 전세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에 따르면 올해 1~2월 거래된 전국 아파트 중에서 전세가격이 2년 전(계약 시점 대비)보다 하락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의 하락이 급격한 곳은 지방이다. 2017년 기준 지방 전세 아파트 중 가격이 하락한 곳의 비중은 35.8%였지만, 지난해 50.8%를 거쳐 올해 1,2월에는 60.3%로 확대됐다.

지방만큼은 아니지만 서울 전세 가격의 하락세 비중 확대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중에서는 지난해 16.7%, 올해 1~2월에는 28.1%가 전세가격이 하락했다.

전세가격의 하락은 결국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줄 돈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가격이 지난 1월과 2월에 비해 10% 하락할 경우 전체 임대가구의 1.5%에 해당하는 3만2000가구가 세입자에게 제때 돈을 돌려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돌려주지 못하는 전세금 규모는 2000만원 이하가 71.5%, 20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가 21.6%, 5000만원 초과가 6.9%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최근 전세 가격 하락세가 아직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보증금 반환 관련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도 경계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구별, 지역별, 주택유형별로 전세가격 조정폭이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어, 전세가격이 큰 폭 하락한 지역이나 부채레버리지가 높은 임대주택 등을 중심으로 보증금 반환 관련 리스크가 증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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