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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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해 기업경쟁력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급변하는 환경에 맞춘 체질개선 차원에서다. 지난 4분기의 실적은 2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써내는 등의 위기감도 한몫 거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8일부터 11일(현지시각)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9(CES 2019)'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전자가 국내외 50여 개 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지분 투자 또는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LG전자가 조성한 투자 펀드와 지주사인 (주)LG 산하 펀드가 약 50곳의 AI·자율주행·로봇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지분 투자 등을 통해 협력 관계를 구축한 뒤 M&A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인수 후보 군으로는 로봇·인공지능(AI)과 차량용전자장비(VC) 관련 기업을 꼽을 수 있다. 그룹 차원에서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그동안 높은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그룹차원에서 지난해 4월 차량용 헤드램프 업체인 ZKW를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인 11억유로(약 1조4400억원)에 사들였다.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였다. LG전자는 또 지난해 7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의 지분 30%를 총 800억원에 인수했다. 계열사 LG화학도 지난해 9월 자동차용 접착제 전문업체인 미국 유니실사를 인수해 힘을 보탰다.

LG전자의 M&A는 지난해 그룹차원에서 설립한 벤처 투자회사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놓일 전망이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전자를 비롯한 5개 계열사가 출자한 회사다. 지난해 11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라이드셀'을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우선 로봇사업 경쟁력 확대를 위해 M&A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가장 빠른 시간 내 성과를 볼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 활용 범위가 크다.

실제 조 부회장은 CES 2019 간담회에서 LG전자의 로봇 사업이 향후 5대 축으로 확대 재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가정용, 상업·공공용, 산업용, 웨어러블, 펀(fun : 엔터테인먼트) 등을 중심으로 로봇 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연구제휴·M&A 등으로 로봇사업을 빠르게 안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LG전자는 2016년 이후 에스지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로보스타,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 로봇 관련 기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하체 근력 지원용 로봇에 이어 허리 근력 지원용 ‘LG 클로이 슈트봇(CLOi SuitBot)’ 신제품을 공개했다. 여기에 더해 웨어러블에 머무르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로봇을 출시할 방침이다.

LG전자가 올해 M&A를 적극 활용하려는 것은 기업경쟁력 강화 및 매출 확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 4분기 매출액은 15조7705억원, 영업이익은 7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분기(15조4270억 원)보다 2.2% 증가했지만 사상 최고치였던 전년 동기(16조9600억 원)보다는 7%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7488억 원)보다 무려 89.9%나 줄었고, 1년 전(3668억 원)보다도 79.5%나 감소했다. 올레드(OLED) TV를 전면에 내세운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는 영업이익이 비교적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 사업본부와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분야의 경쟁력 확보가 이뤄질 경우 LG전자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전체로는 영업이익 2조7029억 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09년의 역대 최고 기록(2조6807억 원)을 10년 만에 갈아치웠다. 매출액은 61조339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2번째를 기록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미래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M&A를 바탕으로 한 경영전략을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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