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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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2019년 인사를 실시했다. 인사의 핵심은 젊은피의 수혈이다. 신동빈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인사로, 새로운 사업구상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분위기 쇄신이 적극 반영된 게 아니냐는 게 업계의 평가다.

2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주요 사업부문의 BU장(사업부문장)을 교체하고 유통부문 대표들을 새로 임명하는 등 인사 폭이 크다. 실적이 악화된 사업 부문의 세대교체인 동시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 부문에 변화를 줬다.

롯데그룹은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를 화학 사업을 총괄하는 BU에 내정했다. 그룹 내 인수합병(M&A)을 도맡았던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을 롯데케미칼 대표에 올렸다.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는 식품 계열사를 총괄하는 식품 BU장에 내정됐다.

지난해 경영 실적이 좋지 않았던 유통부문 대표도 상당수 교체됐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장선욱 대표 자리를 이갑 대홍기획 대표가 맡게 됐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롯데자이언츠 대표로 자리를 옮겼고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롯데마트 대표로 이동했다.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는 롯데물산 대표를 겸직한다.

인사이동이 이뤄진 사업 분야는 신규 사업 등의 추진이 필요한 부문이다.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은 우선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의 총책임자를 변경하는 동시에 가치경영실의 간판을 경영전략실로 바꿔달았다. 가치경영실은 그룹사의 M&A 중추 역할을 해왔던 조직이다. 조직이 새롭게 개편됨에 따라 M&A를 추진하는 하위 조직이 새로 꾸려질 수 있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만큼 자·손자회사 지분율 확보 및 금융계열사 매각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적자산을 활용해 자구책을 마련해야한다. 계열사 정리 과정에서 지분 처리에 따라 발생하는 자금을 기존 주력 사업 분야 및 사업경쟁력을 꾀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컬의 경우 내년 초 미국 루이지애나에 3조원 넘게 투자한 대규모 에틸렌 생산 공장을 완공한다. 인도네시아에선 4조원을 투입해 복합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하는 기공식을 최근 열었다. 사업 규모 확대가 이뤄지는 만큼 기술력을 갖춘 기업의 M&A를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여파로 롯데케미칼의 대표 제품인 에틸렌의 수요가 둔화하고 저유가 기조가 끝나며 '다운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새롭게 부임한 임 부사장이 롯데그룹의 M&A를 전담했던 만큼 롯데케미칼의 M&A 작업이 활발해질 것이란 게 M&A업계의 평가다.

롯데의 식품 사업 부문의 경우 최근 신흥국인 동남아시아 식품부문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인도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국내 가정간편식(HMR) 공장 증설에 1000억원을 밑도는 금액을 투입하기도 했다. 시장 공략을 위해선 새로운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M&A는 단기간 사업경쟁력 확보를 추진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 중 하나다. 특히 롯데푸드의 경우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던 만큼 사업 확대를 위해 M&A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M&A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신 회장의 경영공백 기간 M&A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투자를 예고했던 사업 분야의 대표를 젊은피로 교체한 것은 공격경영에 나선다는 것을 공식화 한 것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2016년 발표했던 5년간 40조원 투자, 7만명 고용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M&A가 적극 활용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롯데의 주력 사업 관련 새판짜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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