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제공]
[사진 = 픽사베이 제공]

 

IT기술의 발달 각종 디바이스의 다기능화는 모든 세대에게 반가운 일일까? 적어도 일본 고령자 1인 세대에게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최근 일본에서는 디지털 제품에 대한 거부 경향이 강한 고령층에게 단순 기능으로 접근하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 또한 고령화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목할만하다.

최근 코트라 일본 오사카무역관이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일본 세대 수 장래 추계’ 조사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2015년 1인 세대 중 32.6%를 차지하던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은 2040년까지 40.0%로 증가할 전망이다. 고령층은 아날로그에서 IT기술로의 급격한 전환에 부담을 느끼며 기능이 복잡할수록 사용을 꺼려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단순한 기능으로 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스마트폰·컴퓨터 등의 정보기기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60세 이상 인구도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고 있다. 정보기기 미이용자 비율은 60대 후반이 10.3%, 70대 후반이 32.2%, 85세 이상이 57.6%에 달한다.

 

이 때문에 IT 제품을 불편해하는 고령자 1인 세대에 어필하기 위한 IoT 아이디어 제품이 증가하고 있다. 주로 취직·결혼 등으로 분가한 자식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조작하고 부모는 TV·시계 등을 통해 익숙하고 간편하게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우선 2015년 설립된 OQTA 주식회사(도쿄 미나토구)의 '마음을 전하는 시계'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부모를 떠나 독립한 자식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콘셉트에서 앱에 연동된 '비둘기 시계'를 제작했다. 시계 한 개당 최대 8개의 스마트폰을 등록할 수 있어서 형제자매, 친척 등이 함께 이용이 가능하다. OQTA HATO 서비스를 활용하면 스마트폰 앱 터치로 시계의 비둘기를 울게 할 수 있다. 시계를 부모의 집에 둔 채 독립한 자식이 스마트폰 앱을 터치하면 시계의 비둘기가 울도록 설계돼 있다.

 

부모를 떠올릴 때마다 앱 터치로 비둘기가 울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이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는데,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 없이 서로의 존재를 느끼는 감성적인 IoT 툴로 활용이 가능하다. 사용 방법이 매우 단순하며 시계에는 비둘기 소리를 제외한 어떠한 정보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장소나 상황에 상관없이 연락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족사진을 디스플레이하는 시계 'Memory Clock'
광고대리점 주식회사 하쿠호도는 디지털 크리에이션 기획·제작사 주식회사 이메지소스와 공동으로 가족사진을 디스플레이하는 시계 'Memory Clock' 개발했다. 이 제품은 가족이 함께 찍은 사진을 시계에 내장된 디스플레이에 띄워서 볼 수 있게 한다. 스마트폰 등의 앱에 사진을 저장·선택하면 시계의 디스플레이에 전송할 수 있으며 전송된 사진을 시계의 패널에 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촬영일자 등의 설정에 따라 화면 전환도 가능하다. 점점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감소하고 이미 찍은 사진을 다시 볼 기회가 적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제품으로, 멀리 떨어진 가족을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지영 일본 오사카무역관은 "고령자가 정보기기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주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70.4%)'에 이어 ‘사용법을 알기 어렵다(26.8%)'가 높았다."라며 "다양한 부가 기능을 갖춘 제품보다 하나의 단순하고 확실한 기능을 갖춘 IoT 제품이 복잡한 디지털 기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고령자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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