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시 야경 [사진 = 픽사베이 제공]
베트남 호치민시 야경 [사진 = 픽사베이 제공]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베트남 현지 손해보험사 인수합병(M&A)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해상을 비롯해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등이 M&A를 바탕으로 한 현지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베트남은 자동차보험과 재물보험 중심으로 매년 원수보험료 상승세가 뚜렷한 곳이다. 국내 보험 시장의 포화와 업계 간 경쟁으로 수익률이 낮아진 만큼 베트남은 국내 손보사들에게 기회의 땅인 셈이다.

4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베트남 중소 손보사 VBI의 지분 25%를 내년 1월 인수한다. VBI는 지난해 기준 원수보험료 3500만달러 수준, 현지 시장점유율 2.1%에서 올해 상반기 원수보험료 2700만 달러,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2.7%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소 보험사다. 현대해상은 베트남 진출 21년 만에 현지 보험사를 인수함으로써 베트남 보험시장 공략을 적극 나설 전망이다.

현대해상이 지분 인수를 완료하면 최대주주인 비엔틴은행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베트남에 진출한 지 21년 만에 이룬 성과다. 현대해상은 1997년 베트남 호찌민에 첫 사무소를 열었고, 2016년 하노이에 두 번째 사무소를 개소했다.

 

KB손해보험은 베트남 진출 23년 만에 현지 손보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손보는 베트남 금융공기관이 운영하는 바오민보험 지분 일부를 인수해 현지 영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초 이사회를 열어 바오민보험 지분 인수 안건을 의결하고 지분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오민보험은 베트남 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SCIC(State Capital Investment Corp)가 50.7%를 보유하고 있는 1대 주주이며 현지 시장점유율은 8.2%로 업계 3위 규모다. KB손보는 바오민보험 지분 17% 이상을 인수해 2대 주주가 되는 방안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오민보험의 순자산은 9560만달러, 원수보험료는 1억5260만달러 수준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베트남 석유공사가 설립한 페트롤리멕스보험(PJICO) 지분 20%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고, DB손보도 2015년 베트남 손보사 PTI(Post&Telecommunication Insurance)의 지분 37.32%를 인수해 1대 주주에 오른 바 있다.

국내 손보사들이 베트남 현지 M&A를 추진하는 이유는 성장잠재력이 높다는 게 자리 잡고 있다. 1억명 이상의 인구 중 경제활동인구의 비중이 70%가 넘는 베트남이지만 보험시장은 한국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베트남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15억 7000만 달러,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20억 5000만달러로 한국 보험시장의 약 2% 대다. 하지만 손해보험의 경우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의 영업 실적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과 비교하면 상당한 성장세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주력사업인 금융업 외의 다른 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며 "손보업계의 경우 국내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손보업계의 경우 성장세가 높은 베트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베트남의 경우 외국 회사의 M&A가 쉽지 않은 지역 중 하나"라며 "지분 인수나 합작사 설립 등의 형태로 베트남 사업 진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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