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롯데그룹이 유통사업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 낮추기에 나선다. 실적이 부진했던 사업 철수 등을 통해 탈중국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안팎에선 롯데가 탈중국화를 통해 동남아 시장과 유럽 시장 개척을 비롯해 현지 기업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에 박차 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중국에 진출한 할인점 112개 점포 매각 및 폐점이 대부분 완료된 상태다. 중국 법인의 실적부진이 계속되는데 따른 결정이다. 롯데마트는 한때 중국 내 진출을 가속화 하며 매장을 290여개까지 확대했으나 사드 배치에 따른 반한 감정이 겪화되며 실적부진을 겪어왔다.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만 10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마트의 올 상반기 매출은 3조1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960억원에서 올 상반기 1220억으로 확대됐다. 롯데마트는 동남아 지역 공략을 통해 매출 확대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롯데마트는 탈중국화에 따른 대안국으로 동남아 지역 공략에 나선다. 올해 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매중 추가 출점에 나선다. 롯데마트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운영 중인 할인점은 각각 13개, 46개다. 올 4분기에는 베트남에 12개, 인도네시아에 2개 점포를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그동안 유통 관련 계열사를 통해 중국을 해당 사업 분야의 핵심 거점으로 삼으려고 노력했으나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최근 해당 사업분야의 핵심 거점 지역으로 동남아와 유럽 등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지역(중국)의 매출 의존도가 높아 유통사업의 위기를 겪었던 만큼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됐을 것"이라며  "동남아 및 유럽 시장 공략은 현지 투자에서부터 M&A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진 = 픽사베이 ] 태국 방콕 전경
[사진 = 픽사베이 ] 태국 방콕 전경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 중 하나다. 롯데면세점은 그동안 중국 의존도를 높이며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서기 위해 호주와 뉴질랜드 면세점 업체를 인수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8월 JR듀티프리의 호주 브리즈번 공항점, 멜버른 시내점, 다윈 공항점, 캔버라 공항점 4곳과 뉴질랜드 웰링턴 공항점 등 총 5곳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국내 면세점 중 최초로 오세아니아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면세점의 해외 매장은 6개국 20곳으로 늘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에도 시내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지난해 영업을 시작한 다낭공항점이 1년 만에 흑자를 낼 정도로 장사가 잘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나트랑에 베트남 2호점을 낸 롯데면세점은 3년 내 베트남 1위 면세점으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롯데는 동남아 외에도 다양한 계열사를 통해 해외 신시장 개척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호텔과 연해주 지역 9350만㎡ 규모의 토지 경작권 및 영농 법인 인수 계약을 체결, 올해 4월부터 호텔과 농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7월에는 블라디보스토크 호텔 이름을 ‘롯데호텔 블라디보스토크’로 바꿔 달았다.

롯데호텔은 러시아에서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마라 등에서도 호텔을 운영 중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러시아 전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이게 됐다. 롯데상사는 연해주에 영농 사업의 기반을 확보했다. 연해주 농장은 작년에 재배한 곡물을 모두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옥수수 7000t을 국내로 역수출하기도 했다. 향후 농장 면적을 넓히고 연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화학 부문의 동남아 진출도 활발하다. 롯데는 인도네시아 반텐주 롯데케미칼 타이탄 공장의 인근 부지에 대한 부지 사용권을 매입했다. 에틸렌을 생산하는 NCC를 포함해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투자 규모는 약 4조원이다. 롯데첨단소재도 지난해말 해당 지역 화학 생산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신규 공장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는 지난해 출범한 지주사를 중심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신동빈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지주사를 중심으로 자회사간 조율을 시작으로 신규사업 발굴 및 M&A에 대한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인베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